조반잡설

조준호의 값진 동메달 (2012 런던올림픽)

ibam 2012. 7. 31. 01:59

유도 선수 조준호의 메달은 금색보다 멋졌다.

지난 29일 유도 역사상 유래 없는 심판에 의해 한 번 내려졌던 판정이 심판위원장의 지시로 번복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조준호와 일본의 에비누마 선수의 승패가 엇갈렸고, 조준호 선수는 억울함에 경기가 끝난 후에도 한동안 매트를 떠나지 못했다. 여기서 어떠한 판정이 더 옳으냐를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아무리 객관적으로 보려 해도 이 상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뿐더러 당사자는 수년 동안 이 대회를 위해 땀 흘려 노력한 만큼 그 실망감도 더 컸으리라는 것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내가 주목한 것은 그러한 상황에서도 조준호는 남은 경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 임했고 결국 동메달을 따내었다는 것이다. 정말 값진 동메달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나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최근 나는 잘 풀리지 않는 나의 상황들을 탓하며 몇몇 일들을 포기해버리거나 자괴감에 빠져서 허우적거렸다. 스스로가 참 못났다는 생각을 했고, 때때로는 상황을 비관하며 분한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그저께 조준호의 모습은 나에게 작지만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바로 저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비록 억울하게 금메달은 날라갔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였다.


앞으로 살면서 어떠한 어려움과 억울한 일들이 더 닥쳐올지 모른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상황을 비관하며 회피하거나 부정해 버린다면 아무것도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생의 그 순간을 아무런 의미 없이 보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좀 더 용기를 내어 적극적으로 그 상황을 끌어 안아 최선을 다할 때 비록 어떠한 결과가 나더라도 좀 더 유의미하고 값진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다시 한번 힘을 내어 현재의 이 순간과 부딪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