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반잡설

나치 시대의 독일과 현재 유로존 위기속의 독일

ibam 2012. 11. 1. 03:19

나치의 독일에 대해서 읽고 있는데 현재 유로존의 위기를 대처하는 독일과 프랑스등의 유럽국가들의 자세와 대비되며 더욱 흥미롭다.

내가 유일하게 챙겨듣는 시사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는 지난 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특집으로 <글로벌 경제위기의 진앙지, 유로존을 가다>를 독일 현지에서 방송했다. 첫째날 1부에서는 경제위기로 직접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스와 스페인의 정치인들의 말을 들었고, 둘째날 2부에서는 만약 유로존에서 이들 나라에 대한 재정 지원을 한다면 가장 큰 부담을 해야 할 독일과 프랑스의 두 국회의원의 입장을 들어 보았다.

유로존 몇몇 국가의 재정 위기에 대해서는 여러 복잡하고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당사자 국가인 그리스와 스페인의 여야 의원 상관없이 동일한 입장은 바로 과도한 복지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손석희 교수가 이 점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서 물었음에도 이들은 하나같이 복지 때문에 위기가 온 것은 아니라며 오히려 그 원인은 그리스의 경우 조세회피에 있다고 한다. 즉,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는 조세 징수 시스템이 엄격하지 않아, 부자들이 탈세를 일삼고 힘 없는 서민들만 세금을 내어서 그러했다고 한다. (한편 스페인의 경우 부동산 거품 등을 위기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는 그리스의 집권당인 사회당 의원 뿐 아니라 극우 정당 의원까지도 동의하는 바이다. 이로 비추어 볼 때 국내의 일부 보수 진영에서 유럽의 위기를 가르키며 과도한 복지의 미래라는 식의 논리는 아무런 근거 없는 주장일 수 밖에 없다.

허나 이 부분은 뭐 이미 자명한 것이었고, 나의 흥미를 끄는 것은 2부였다. 만약 그리스에 재정지원을 하게 된다면 가장 큰 부담을 하게되는 나라가 바로 독일과 프랑스라 한다. 이 지점에서 독일과 프랑스 국민들은 '왜 우리들이 낸 세금으로 남유럽 국가를 도와주어야 하는가' 라며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지로 그런 국내 여론 때문에 유로존의 국가들이 재정지원에 대해서 합의를 하는데 있어서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점차 그런 여론은 수그러들고 있는 상황이며 어떻게 하면 함께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것이 이상적으로 어떤 같은 유럽이라는 공동체 의식의 발현에서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퇴출되면 치뤄야 하는 비용이 재정지원하는 금액보다 더 크다는 계산하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자신이 낸 세금을 다른 나라를 살리기 위해 쓰인다는 것에 합의를 조금씩 이끌어 내고 있다는 것에서 고무적이다. 물론 이는 유럽이라는 특수성이 없다면 어렵다고 본다. 만일 우리나라 국민들이 아시아 연합(그런 것이 있다고 치면)의 국가 중국이나 일본이 경제위기가 쳐했는데 우리 세금으로 재정지원을 하자고 하면 과연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어떻게 보면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세계공동체, 지구공동체로 한 걸음 나아가는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국가가 스스로를 희생하며 타국가를 위하는 즉, 이타적인 국가로 존재하기는 불가능하다. 결국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공존할 수 있다는 그러한 마인드가 일단은 선재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비록 처음에는 비용-효익 관점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이번 유로존의 위기의 극복을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또 국내 여론 등의 변수로 그들의 노력이 무산되거나 재정지원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이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길게 이야기 했지만 이는 외연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았을 때의 이야기이고 이 보다도 더 중요한 본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까지 쓰고 있는데 내가 이 오밤중에 왜 이런 글을 쓰고 있나 싶어서 일단 접는다. 요즘 유럽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던 차에 유로존의 위기, 복지 등의 현안과 맞물리며 생각이 많아졌다. 나는 기본적으로 다양성이 존중되지만 개개인으로서가 아닌 공동체로의 확장을 꿈꾼다. 여기서 공동체가 꼭 하나여야 할 필요는 없고, 형식적으로 전세계가 하나의 공동체(탈국가적)를 이루어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샌델 등 일부 공동체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와도 흡사한데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뿐만아니라 공동체에서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것이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어떻게 전체주의로 흘러가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대책이 있어야 할 거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공부도 좀 더 하고 생각도 명료해진 후 언젠가 정리해서 글을 써볼까 한다. 이 긴 글을 누가 읽겠냐마는 일단은 내 대강의 생각 정리용으로 탈고도 없이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