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고 
지은이 :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출판사 : 아래아
 
 
 
최근들어서 독일 문학에 많은 관심이 간다.
독일 문학은 인간의 내면에 대해 나름의 논리와 체계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아직 많은 도서를 읽지는 못했지만 이런
특성이 내가 독일 문학에 관심을 끌게하는 이유이다.
 
괜찮은 독일 문학을 찾던중 우연찮게 추천을 받아 보게된 책이
바로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사고'라는 책이다.
독일 문학권에서 배출한 천재 작가중의 한 사람이라고 불리우는
뒤렌마트의 작품가운데서도 이 책은 1945년 이후 독일어권에서
발표된 책 가운데 최고의 작품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때는 'accident'가 아닌 'thinking'의
뜻인 줄 알았지만 첫 문장을 읽자마자 나의 착각을 알아차렸다.
자동차 사고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의 제목은 바로 'accident'라는 뜻의 '사고'였다.
 
우연히 자동차 사고를 당하게되는 트랍스는 민박집에서 하루 묵어가게된다.
문제는 그 민박집의 주인이 전직 법조인인데서부터 시작된다.
그날 밤 주인의 친구들인 전직 법조인들과 함께 모의재판 놀이를 하게되는데
피고가 된 트랍스는 예리한 심문을 받으면서 이상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결국 사형을 선고 받고 충만한 행복감과 함께 죽음을 택하면서 이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책을 다 읽자마자 약간은 어벙벙한 상태가 되었다.
트랍스는 왜 그런 행복감을 느꼈을까..왜 결국엔 죽음을 택했을까..
하는 의문이 내 머리속에서 아직 정리가 되지 않고 맴돌고 있었다.
 
트랍스는 심문을 받으면서 자신의 양심을 찾게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분명한 자각을 하게된다. 이런점이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이유라 생각한다. 또 그 충만함 속에서 그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죽음이였다. 죽음많이 그를 완전하게 해줄 수 있었는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이 단순한 줄거리를 말하고자 한것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단순한 이 이야기를 통해서 양심에 대한 성찰과 존재에 대한 자각이라는
철학적 고찰을 이끌어 내고자 한것이다. 또한 자동차 사고와 그의 죽음에 대한 우연성이 그래도 가능한 이야기가 되게한 개연성과 조화를 이루어 책을 놓을때까지 계속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 책이다.
 
 
 
 
2006년 6월